+세월호에서 희생된 아이들, 어른들을 위로하며,
저는 사실 세월호참사 전까지만해도 새누리당 지지자였습니다. 정말 골수 그 자체이었죠.
문재인이 빨갱이인 줄 알았고, 야당은 여당의 발목만 잡는 줄 알았습니다. 진심으로 야당의 행동행동마다 이해가 안됐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소위 종북세력을 색출하는데에도 저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불순한 세력으로 의심이되면 국정원에 신고를 했고, 이렇게 종북세력을 색출하는 사람들이 모인 카페에도 가입해서 왕성하게 활동했었습니다. 한 때 저의 인생목표가 신고 많이해서 국정원의 절대시계를 받는 것이었으니 말 다했죠.
그런데... 4월에 세월호참사가 발생하고 정부의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면서 정말 참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배 안에 아직 살아있는데 해경은 구조를 하지않고 도대체 뭘 하나? 우리나라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눈물이 났습니다. 정말 충격이었던 것은 새누리당과 박근혜를 지지하고 있었던 와중에도 정부가 사람들을 구조할 의지가 없었다는 것이 눈에 확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그저 지지율만을 신경쓰고 자신들의 입장만 신경쓰는 정부와 박근혜의 태도를 보고 마음을 접기 시작했죠.
무엇이 진실인가에 대해 접근하려고 노력하던 중 언론의 보도로는 핵심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오유라는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모든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죠. 사실 오유는 제가 종북세력의 소굴쯤으로 여기던 사이트였는데 커뮤니티 중 정부비판적 성향을 띤 곳이 어딜까 생각하니 막상 오유밖에 생각나지 않더군요. 그래서 오유에서 활동하기 시작했고, 저에게 많은 진실을 알려주었죠. 지금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활동을 접었긴했습니다만 여전히 제가 큰 빚을 지고있는 커뮤니티입니다.
제가 뜬금없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세월호로 인해, 엄밀히 따지면 정권의 부패와 무능함으로 인해 희생된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사죄하기 위함입니다. 결국 심증으로만 갖고있었던 민정수석실의 세월호보고서가 터지니 2014년 4월의 참담했던 심정이 다시 살아난 느낌입니다. 슬픔, 참담함, 분노가 동시에 치밀러옵니다.
사고가 터져서야 진실을 깨닫게 된 이 어리석은 나를 부디 용서해주길 바라며... 그리고 세월호를 사실상 방조한 박근혜와 그 부역자들을 끌어내리는데에 하늘에서 힘을 보태주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