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헌재를 등용한 안철수의 행보를 보고 또한번 놀랐습니다.
안철수캠프에 굉장한 참모(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헌재라니.
이헌재는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노무현대통령때 경제사령탑으로서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시행한 사람입니다.
즉, 정치적 스펙트럼으로 보자면 우파죠. 물론 노무현 본인도 중도우파-동의안하시는 분이 많을 거라 봅니다만-였지만, 대한민국 경제수장으로서 이헌재만큼 보수적 경제운용을 한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노무현 정부 내내, 그전 정부나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서도 흔하디 흔하게 시행했던 인위적 경제부흥책을 극도로 자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기업들의 체질과 이익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반대로 빈부격차는 더 심해졌습니다.
그런 이헌재를 장하준이 비판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지금의 빈부격차에 이헌재가 그 일익을 담당했다는 것이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헌재의 등용은 안철수의 중도보수적 색채를 다시한번 확인시켜줬다는 점이며, 이런식으로 계속 중도보수층에게 우호적 시그널을 보낸다는 것은, 결국 대권을 잡겠다는 의미로 해석이 됩니다.
단순히 그가 대한민국 정치판의 개혁만을 위해서 불사르는 성인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도진보와 중도보수를 포용하는 적극적 의사표명이고, 또한 경제민주화라는 화두에 몰두해있는 박근혜의 옆을 통렬하게 강타하는 비장의 한 수인 겁니다.
장하준이 아닌 이헌재를 선택한 안철수 캠프의 대담함에 정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