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무슨 각종 종교 설교 설법 하시는 분 보면
옛날 어릴 때 봤던 동네 어르신 분 생각이 남.
그분이 소위 동네방네 소문이 짜한 지관이셨는데...
한학을 제대로 배우신 분이고 한의사로도 약방도 운영하셨음.
멀리서 묘자리나 집자리 봐달라는 연락을 받으면
두루마기를 입고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음.
그 어르신 집에 가보면 감초나 당귀 냄새가 쩔기도 하지만
여러 한학 책이 가득하고 각종 약방기구나 지남철 등 신기한 것들이 많고
다른 어른 들도 그 할배를 어려워 하고 굽신굽신 해서
어린 마음에는 대단히 많이 배우신 유식한 할배 쯤으로 생각했음.
하지만 나중에 풍수지리가 뭐고 지관이 뭔지 알고나서는 상당히 실망했음.
아무 것도 아닌 것에 의미를 부여해서 자기들 끼리
무슨 명당이니 길지니 하며 거기에 쓸데없는 돈과 시간과 노력을 낭비한
한량들의 지적 놀음에 불과 했다는 것.
물론 풍수지리도 엄연히 전통철학이고 주역이나 동양사상에 근거한
대단히 정교한 이론체계나 가치체계 등
웬만한 종교 못지 않은 거대한 철학이긴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가치와 체계를 부여해
자기들끼리 난리를 친 헛소동이었을 뿐
우리 선조는 옛날에 이런 걸 믿었다는 역사적 가치는 있지만
그건 역사로서 가치는 있어도 철학이나 지리학으로서의 가치는 없음.
아마 종교도 머지않아 풍수지리처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어지고
단지 역사적 관심의 대상으로 떨어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