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입구다... 앞에 보이는 저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사람은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 그저 내 구두소리만 골목에 울려퍼질 뿐이다.
길을 걷다 뒤를 돌아보았다.내가 떠나온 곳은 저렇게 밝은데.. 지금 나는 끝없이 어둠 속으로 잠기어 간다...
원래 이름은 옥수대중탕이다. 지금은 셔터가 내려진지 오래..
이토준지의 지옥탕이라는 만화가 생각난다..
저 셔터 사이로 무언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아 섬찟하다.
골목길을 따라 올라간다. 이미 문 닫은지 오래된 마트...바람 탓일까... 어딘가에서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발걸음이 빨라진다.
골목 양쪽은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일까... 하늘거리는 저 천들이 너무나 무섭다.안쪽에서 가끔 쇳소리가 들린다. 대체 무슨 소리일까...
퇴거 직전 조합원이 작성한 호소문이다.무서워서.. 마음이 급해서.. 제대로 읽지는 못했지만 무언가 한(恨)이 절절하게 스며 있는 것 같다..
이제 저 오르막만 올라가면 마지막이다.최후의 코스에는 커다란 폐가가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폐가 옆에는 커다란 가로등이 있어 밝다.하지만 그 밝은 가로등불이 폐가의 음산함을 적나라하게 비추어주기에.. 더 무섭다.
가까이 가보면 붉은 페인트로 "공가"라고 쓰여져있다.여기까지 찍고 더이상 공포를 견디지 못한 나는 미친듯이 뛰어서 집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