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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21 05:25
[괴담/공포] 들러붙은 여자
 글쓴이 : 통통통
조회 : 2,225  

2년전 여름. 나는 오토바이로 홋카이도 투어링에 나섰다.

목적은 홋카이도 일주.  일정은 3일간. 마음내키는대로 떠난 나홀로 여행이다.

홋카이도는 예상한 것 이상으로 아무것도 없었다.

마을에서 마을까지 100km를 넘을 때도 있다.

그 사이, 편의점은 커녕, 자판기조차 없다.

마음 편하게 장거리 투어링을 즐기는게 좋지만,

정말로 장거리 투어링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고생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가능한 한 돈을 들이지 않는 것.

때문에 여관이나 호텔에서는 일절 묵지 않고, 여행을 하기로 했다.

여행 도중의 걱정이라고는 주유소가 마을에만 있다는 것.

24시간 운영이라는건 논외.

대게의 주유소는 19:00시에는 문을 닫는다.

이른 곳은 17:00시에 닫는 곳도 있었다.

내 오토바이는 연비가 나빠서, 연료를 가득채우고도 160km밖에 달리지 못한다.

일정은 3일간. 밤에도 달리지 않으면 제때에 도착할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머리가 나쁜건지, 가솔린 휴대캔의 준비를 잊고말았다.

더욱이 4일뒤에는 출근을 해야 돼서, 빠듯한 일정.

제 때에 도착할 리가 없다. 나는 그것을 일정의 절반을 넘어선 시점에서 깨달았다.

나는 생각했다.

일주를 포기하고, 도오(道央自動車道(도오자동차도) : 홋카이도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도로)를 가로질러

하코타테에서 페리를 타고 육로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오기로 폭주해서, 오타루까지 돌아간다음에 일주를 끝낼 것인가.

고민한 결과, 나는 일주를 하기로 결정했다.

"포기하면, 거기서 시합 종료예요. 홋홋홋"

경애하는 *안 선생님의 속삭임이 들렸다는 거지.




이틀째 밤. 나는 달리고 있었다.

홋카이도의 밤은 조용하고 어둡다. 도쿄의 밤이 대낮처럼 느껴질 정도로 조용하고 어둡다.

주위는 나무들이 드리워져, 마치 나를 덮어버리려는 듯이 우뚝 솟아있다.

긴장을 늦추면 나무들 속으로 삼켜질것만 같은 심원을 느끼게한다.

도중, 미터를 보니 가솔린 경고등이 들어와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군"

그렇게 생각한 나는 길의 아무 역(버스정류장쯤으로 추측)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거기서 밤을 지새우기로했다.

내가 멈춰선 그 역은 임시로 세워놓는 간이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너무 외로웠다.

주위에는 민가는 커녕 개미새끼 한 마리 없다. 작은 가로등만이 나와 오토바이를 비추고 있었다.

휴대하고 있던 식량을 먹어치운 후, 나는 콘크리트 위에 몸을 뉘였다.

달이 무척 예뻤다. 이렇게 예쁜 달을 도쿄에서는 볼 수가 없다.

나는 홋카이도에 온 것을 약간 기쁘다고 생각했다.

변함없이 나무들에 둘러쌓인 심원의 어둠속에서 나는 잠을 청했다.

잠이 들었을 때, 정적을 가르는 차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시간은 2:00, 이런 한밤중에 달리는 사람이 홋카이도에도 있네, 그렇게 생각하고 눈을 떴다.

어떤 차가 이런 한밤중에 홋카이도를 달리고 있는걸까, 흥미를 가진 나는 도로가로 고개를 내밀었다.

이렇다 할 것도 없이, 그냥 트럭이었다.

나는 다시 자기위해 몸을 돌려 누웠다.

그 때, 살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간이 화장실의 문이 열려있었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 간이 화장실의 문은 닫혀있었다.

언제 열린건지 모르겠다.

적어도 내가 있는 사이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고, 나도 사용하지 않았다.

화장실 안쪽까지 다 보이지는 않았다.

문은 작은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있다.

조금 다가가니 하얀 옷자락같은게 보였다.

"누가 있는건가?"

나는 화장실 안을 들여다봤다.

순간, 나는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하고, 온몸의 모공이 한 순간에 열려버린 듯 했다.

 

왠 여자가 목을 매고있었다.

나는 기겁했다. 24년동안 살면서 이렇게 놀란적은 없었다.

언제부터? 왜? 어째서?

이런말들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온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식은 땀이 온 몸을 기어다니듯이 흐르고 있었다.

어찌됐든 경찰에 연락하지 않으면 안돼.

그렇게 생각한 나는 오토바이에 놔두었던 핸드폰을 가지러 갔다.

그 순간 크게 무언가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너무 놀란 나머지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뒤 돌아보니 여자가 화장실 앞에 서서 나를 보고 있다.

여자는 떨고 있는 내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천천히 오른팔을 올려 화장실을 쳤다.

여자의 힘으로 쳤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큰 소리가 울렸다.

현실과 동 떨어진 광경에 나는 울고 싶었다.


여자의 목에는 로프가 감겨있었다.

더러워진 흰색의 원피스. 길고 거친느낌의 머리카락.

긴 머리카락 사이로 기분나쁜 눈빛이 보인다.

어떻게 봐도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여자는 무표정으로 나를 보면서, 화장실을 쳐서 소리를 낸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두운 살풍경속에 겁먹고 떨고있는 나와 화장실을 치는 여자.

여자는 목을 맨게 분명한데, 살아있어? 어떻게?

그 사이, 화장실을 치는 속도가 올라가고, 여자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찾아냈다. 찾아냈다. 찾아냈다. 찾아냈다. 찾아냈다. 찾아냈다. 찾아냈다. 찾아냈다. 찾아냈다. 찾아냈다. 찾아냈다. 찾아냈다. 찾아냈다."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았다.

"뭐야!? 뭐, 뭐냐고, 너!!"

나는 큰 소리로 물었다.

"장난치는거야!? 이런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이런 기분나쁜짓 하는거 아니야!!!!!!!!"

여자는 손을 멈추고, 그대로 천천히 손을 떨궜다.

 

"어째서?"

 

라고 중얼거린다.

피가 다시 거꾸로 흐르는 것 같다.

어째서? 의미를 모르겠어?  묻고 싶은건 이쪽이라고!

"뭐라는거야, 이!!!! 멍청이가!!!!! 빨리 꺼져버려!!!!"

여자는 고개를 들고 나를 노려본다.

 

"싫어"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왼팔을 물어뜯었다.

 

"싫어. 싫어. 싫어. 혼자는 싫어. 혼자는 싫어. 혼자는 싫어. 혼자는 싫어. 혼자는 싫어. "

 

중얼거리면서 여자는 자신의 왼팔을 물어 뜯는다.

피가 뿜어져나오는데도 물어뜯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살점이 뜯기는 소리가 들린다.

여자는 울고있었다. 울면서 자신의 팔을 뜯어 먹고 있었다.

여자의 입은 피로 새빨갛게 물들어간다. 팔은 하얀 뼈가 보이기 시작했다.

도망치라는 말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이녀석은 내가 상대하기에는 어림도 없는 정신이상자다. 변질자다.


나는 오토바이를 향해 전력질주 했다.

도망치지 못하면 내가 먹힌다. 그런 생각이 전신을 휘감았다.

헬멧을 손에 들고, 뒤를 보니 그 여자가 없었다.

에? 없어!?

그 순간, 어깨에 뭔가 닿았다.

그 여자의 피투성이 왼손이었다.

여자는 어느샌가 내 바로 뒤에 있었다.

 

"버리고가지마..."

여자가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손에 들고있던 헬멧을 여자의 얼굴을 가격했다.

이 이상은 없을 정도로 전력을 다해 나는 그 여자를 때렸다.

여자는 입과 코에서 피를 흘리면서 뒤로 몸이 젖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내 어깨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나는 몇번이고 헬멧으로 여자의 얼굴을 가격했다. 나는 절규했다.

겨우 여자가 내 어깨에서 손을 떼고, 뒤로 넘어졌다.

뭐야!? 대체 저거 뭐냐고!?

공포와 불안을 떨쳐내고 나는 악셀을 당겼다.


다음 순간, 나는 본적없는 침대 위에서 눈을 떴다.
병원? 어째서 병원같은델?

그곳은 확실히 병원이었다. 어째서, 내가 여기에 있는건지, 전혀 기억에 없다.

나는 홋카이도 길가의 어느 역에서 미친 여자한테서 도망치던 중이었는데.

그런데, 그 뒤의 기억이 없다.

어째서인지 나는 병원에 있었다.

다친 곳은 없다. 사고가 난 것도 아니다.

나는 병원 밖으로 뛰어나가려고 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다.

밖에서 잠겨있었다.

"누구없어요!!?"

그러자 간호사로 추측되는 남자가 나왔다.

"무슨일이신가요?"

"아니, 저기, 여기는 어딘가요? 나는 왜 여기에 있는겁니까?"

간호사는 한숨을 쉬면서

"이제 슬슬 담당 선생님의 진단이 있을 예정이니까 그 때 이야기 하세요"

그렇게 말하고는 어딘가로 가버렸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여기는 뭐하는데지? 어째서 나는 병실에 갇혀있는거지?

문득, 침대 가장사리로 눈을 돌리니 노트가 놓여있었다.

노르틑 들고 펼쳐보니, 거기엔 내 글씨가 가득히 적혀있었다.

 

(살려줘. 그 여자가. 죽였는데. 아무도 나를 믿지 않아)

 

내용의 의미는 전혀 모르겠지만, 필체는 틀림없이 내 것이었다.



잠시 노트를 보고 있으니 문의 자물쇠가 열리는 소리가 났다.

돌아보니, 좀 전의 남자 간호사와 경찰관 모습을 한 남자가 들어왔다.

경찰관이 나에게 수갑을 채웠다.

"잠깐만요, 왜 수갑을 채웁니까!?"

경찰관은 아무말도 않은 채 나를 때렸다.

넘어진 나를 내려다보면서 경찰관은

"얌전히 굴어" 라고 했다.

두 남자에게 이끌려, 나는 진찰실이라고 쓰여진 방에 들어갔다.

백의를 입은 의사로 보이는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두 남자는 방을 나갔고, 나와 의사 두 사람만이 남았다.

"상태는 어떠신가?"

의사가 물었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째서, 제가 이런곳에 있는겁니까? 나는 분명히 홋카이도에 있었습니다.

나는 집에 돌아가고 싶습니다. 집에 가게 해주세요"

"자네에게는 돌아갈 곳이 없네"

"네?!"


"자네는 소지하고 있던 헬멧으로 여성을 살해 해, 경찰에 잡혔네.

그 후, 심신상실이라고 진단되어 이 병원에 격리된 것이고.

자네는 사회적으로 완전히 말살되었고, 돌아갈 장소도 전부 처분되었다네.

이제 자네에게 돌아갈 곳은 없네."

 

이 자식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야? 내가 여자를 죽였다고?

나의 뇌리에 그 미치광이 여자가 떠올랐다.

그 여자를 죽였다고? 내가? 그래서 여기에 있는거라고? 그런 바보같은.....

나는 경찰에 잡힌 기억이 없다.

하지만, 격리 병동에 있다.

그것은 내가 정신이상자이고, 기억이 애매한 것도 정신이상자라서?

 

아니, 아니야. 나는 정상이야.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나는.

 

"혼란스러운 것 같은데?"

의사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자네는 이미 사회적으로 죽은 사람이지. 기분이 어떤가?"

"뭐라고?!"

이 자식, 나를 도발하고 있는거야? 내가 사회적으로 죽었다고?

나를 가지고 뭘 할 생각이냐. 그런일을 순순히 받아 들일 것 같아?!!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어! 사회적으로도 죽지 않았다고!! 이 거짓말쟁이가!!!"

"아니, 너는 살인을 했어!! 그러니 너는 죽어서 그녀와 영원히 함께하는거야!!

죽어서 영원히 그녀와 함께하는거야!!!

죽어라! 죽어라!! 죽어!! 죽어! 죽어! 죽어!!!"

"뭐라고 지껄이는거야, 이새끼야!!"

격앙된 나와 뜻모를 말을 하는 의사.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한 공간이었다.

그 때, 나의 목에 미지근한 것이 감겨왔다.

붉은 피투성이의 왼팔.

등골을 타고 오싹한 기운이 흘렀다.


"찾아냈다..."

 

그 미친여자였다.

나는 절규했다. 더 이상의 소리는 낼 수 없다고 느낄 정도로 절규했다.

나는 여자가 어둡고 음습하고 차가운 벽에 둘러싸인 영원의 감옥처럼 느껴졌다.

의사가 일어서서, 내 양어깨를 잡았다.

"너는 나나코를 죽였다!! 너는 죽어서 나나코와 영원히 함께 있어야해!!

이제 나는 무리야! 이 아이는 어둠 속에서 죽었다!!

이 아이의 고독을 니가 함께해줘!!!!"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그 순간, 눈 앞이 녹색으로 물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도로가의 풀숲 한가운데 쓰러져있었다.

어디에도 상처는 없다. 오토바이도 옆으로 넘어져있었지만, 무사하다.


꿈.....?  꿈을 꾼건가?
주위를 둘러보니, 그 길가의 역이 보인다. 간이 화장실은 없었다.

시간은 8:00. 나는 뭘 하고 있었지.

이상한 체험이었다. 

분명 나는 꿈이나 환상에 홀려있었던거겠지.

그 후, 나는 무사하게 홋카이도 일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사실을 말하자면, 그 뒤에도 그 여자는 나를 따라다녔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한가할 때 다시 쓰겠다.

지금 결과적으로는 더이상 그 여자는 없다.

어느 영능력자 덕분에, 그 여자를 퇴치할 수 있었다.

나는 그 영능력자가 없었다면 미쳐서 죽었을지도 모른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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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망치 13-09-21 23:04
   
좀 무섭고, 재미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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