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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진 도면 공개 김정은 위원장이 ICBM용 신형 로켓 엔진 실험 동창리 발사장 현지 지도에서 환한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20일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 앞 책상 위로 ‘백두산 계열 80tf급 액체로케트’라는 문구가 적힌 엔진 도면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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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위성엔진 성공” 의미
80tf 4개 묶으면 320tf 규모
광명성4호 발사땐 120tf급
1단 추진력 7개월새 3배 향상
실험사실 이례적 외부 공개
김정은 직접 발사장면 참관
韓·美 核타격 위협 ‘가속도’북한의 20일 신형 정지위성 운반 로켓 엔진 지상 분출 시험 성공으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북한은 우주개발계획을 위한 장거리 로켓 실험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을 확보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응하고 한·미를 상대로 핵공격 위협을 가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당 기념일을 전후해 ICBM 발사 도발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날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직접 방문해 엔진 지상 분출 시험 현지지도에 나섰다. 김 위원장의 참관은 5차 핵실험 성공과 함께 ICBM 완성을 최대한 앞당기면서 대내외적으로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를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김정은 앞 책상에는 신형 로켓 엔진을 ‘백두산 계열 80tf(톤포스)급 액체로케트’라고 명명한 도면이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방송도 “새로 개발한 대출력 발동기(엔진)는 단일 발동기로서 추진력은 80tf”라고 발표했다. 1단 로켓 추진체가 4개의 엔진으로 구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추력이 320tf임을 의미한다. 지난 2월 7일 쏘아 올린 ‘광명성 4호’ 1단 로켓 추진체의 파워는 30tf 규모의 엔진 4개를 묶은 120tf였다.
즉 1단 로켓 추진체의 추력이 7개월 만에 2.7배 정도 향상됐다는 의미다. 광명성 4호 사거리가 1만2000㎞ 정도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 워싱턴DC까지 타격이 가능하다. 북한의 ICBM용 장거리로켓은 3단 로켓으로, 1단은 엔진 4개를 묶어 추력을 높이고, 2단은 엔진 1개, 3단은 그보다 추력이 낮은 엔진을 사용한다.
이춘근 과학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시험은 사실상 더욱 향상된 ICBM 엔진 시험으로 볼 수 있다”며 “새 엔진으로 정지위성을 쏘아 올리려면 수백 번은 더 시험해야겠지만 ICBM은 실패도 감수한다면 당장이라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로켓 엔진 성능이 크게 향상됐지만 고도 3만6000㎞의 정지위성을 쏘아 올리기까지는 절반 정도 연료를 적재한 위성 크기를 현재의 200∼250㎏에서 1∼2t 크기로 늘려야 하고 첨단 통신·계측 장비들을 개발해야 하는 만만찮은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위성 로켓 엔진 시험 사실을 느닷없이 공개하고 김정은까지 참관했다는 것은 조만간 장거리 미사일을 쏘겠다고 예고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대북제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위성 발사를 가장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