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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0-04 11:59
[잡담] 저도 나이를 먹어가며 애니를 멀리하게 되어 공감이 되네요.
 글쓴이 : 아이바네즈
조회 : 2,271  

아래 글쓰신 분의 글에 공감이 되네요.

사실 애니게시판 자체도, 가생이 메인에 저 글이 보이길래 처음 오게 되었어요.


전 네이버 지식인에서 애니메이션 부문 답변자 활동을 하면서 전체 1위를 60주 연속으로하기도 했었고,
아예 디렉토리 에디터로 선발되어 네이버의 지원을 받으며 애니메이션 관련 지식백과 작성 활동도 하고,
이런 활동들 때문에 국내 주요 애니메이션 사이트에서 자문도 많이 들어오고 했었던 자타공인 매니아였는데
저 역시 아래 글쓰신 분과 마찬가지네요.


주요 활동은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공각기동대였구요,
지금도 인터넷에 떠도는 글들의 대부분은 제가 쓴 글이 소스인 것도 많고,
아직도 제 아이디를 출처로 돌아다니는 관련 글들이 많이 있을 정도인데
이제는 에반게리온이나 공각기동대도 다시 보라면 유치해서 못 보겠네요 ^^;


제가 저렇게 활동하던 것도 어언 10년이 넘게 지났고, 나이를 먹고 나니 만화도 애니도 유치해서 못 보겠더군요.
가생이도 스포츠 뉴스 때문에 오는데, 여기에 애니게시판이 있다는 사실 자체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지금 메인에 보니까 우측에 빼꼼히 '나이 들면서 만화나..'까지가 보이길래 눌러서 처음 와봤네요.


제 여친도 10대 때부터 만화책을 모으기 시작해 2년 전에는 천권 가까이 보유하고 있었는데,
오랜 취미를 청산하고 최근 전부 정리를 했지요.


물론 애니나 만화는 유치한 콘텐츠라고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취향을 유지하시는 분들이 있고 말이죠.
그치만 나이를 먹으면서 확실히 멀어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개인적으로는 느꼈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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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EN 15-10-04 13:00
   
와 대단하시네요...
저도 초딩 5학년 때부터 콘티짜며 스크린톤 오려가며 약 8년간 만화에 매진했었는데...
이젠 정말 마법처럼 신기루처럼... 그렇죠...

저는 여전히 만화를 좋아하는데요.
소년물의 이야기 풀어 나가는 방식이...딱 십대까지만의 사고의 영역이구나
에반게리온도 너무 재미나게 봤는데...
당시 십대였던 저에겐 뭔가 굉장히 철학적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진짜로 대학원 박사과정을 하면서 철학세미나 4개월간 듣고 논문도 써보고
현실에서의 여러 어려움도 겪어보니...
에반게리온이...나의 에반게리온이...날 청소년기 내내 뜨겁게 만들던 그 에반게리온이...유치해지던군요 흑흑

아무리 소년물이라 생각하고 봐도 이젠 봐줄 수 있는 한계치가 왔어요
이야기풀이 방식을 이정도 밖에 못하나 싶기도 하고...
인물간의 심리묘사나...특히 power conflict에 대해선 뭐...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원피스도 보다가....이건 뭐...인물들이 너무 덜 입체적인데다가 사건의 연개나 해결 방식이...

님도 소년물이 아닌 다른 거면 괜찮을지 몰라요...
저는 "미생"이나 다음의 "시동" 네이버"덴마" 정도는 입체적인 인물, 사건의 연개, 해결방식, 전개의 치밀함 등등
성인이 되고 나서도 볼만 한 거 같아요.

소년물에서 멀어진 게 너무 슬프네요.
마치 소년의 감성을 잃어버린 거 처럼...

아, 미국히어로물 읽어 보세요.
일본 소년물과 다른 그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OBEN 15-10-04 13:07
   
아, 드래곤볼은 어릴 적에 봐서 괜찮았는데...과연 최고 판매량을 자랑하는군 생각했죠

원피스는 나름 성인 되고 나서 봐서 그런지...이게 정말 현시대 최고의 판매량을 자랑하는 만화인가?라는 의문이

특히 30대 넘어 가면서 본 원피스 분량분은...진짜...

제가 원피스를 십대에 봤으면...역시 최고의 만화다 라고 했을 텐데...
20대 중후반에 시작해서 30대를 넘어와서 보니...

제가 제일 안타까운 것은 만화의 타겟소비자층을 벗어나서 그 만화의 참 묘미를 못 느낀다는 것 입니다.
그게 너무 슬퍼요.
이젠 원피스가 단순히 유치한 만화로 와닿다니...이게 무슨 재앙입니까?
     
아이바네즈 15-10-04 13:33
   
저랑 비슷하시네요!

에반게리온과 공각기동대를 보며 꿈을 꾸고, 저런 시나리오를 쓰고 말겠다며 국문과로 대학을 갔는데,
작품론에 대해 심도 깊은 공부를 하다가 다시 애니메이션들을 보니.. 쓴웃음이..;
결국 대학원은 교육학으로 전향해서 석사를 마쳤네요.

제가 어릴 때도 애니만 보고 만화는 잘 안봤는데, 추천해주신 작품들은 꼭 보도록 해야겠네요!
소년물이 아닌 작품들을 당췌 접해본 적이 없어서ㅋㅋ 한 번 시도해봐야겠네요.
2000년대 이후로 데스노트는 유일하게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이건 만화도 봤네요.
하도 말이 많길래 진격의 거인도 접해봤는데, 금방 내용이 산으로 가더군요 흠..

그러게요, 십대 때 감각 그대로 보면서 열광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정말 슬프네요ㅠ
Iimagine 15-10-04 13:19
   
사실 제일 좋은 방식이 세계 곧곧 만화를 보는거죠. 지금 국제학생인 저는 외국을 돌아다니면서 외국 만화를 서점에서 접하거나 입소문으로 접하는데, 재미난 것들이 많습니다.

저도 미래에 저리 될거 같아서 하하 웃을일은 아닌거 같군요 ㅎ
     
아이바네즈 15-10-04 13:37
   
하긴, 전 일본 애니메이션만 보며 자란 것이긴 합니다.
게임도 일본 게임과, 그것에 영향 받은 국산 RPG만 하던 세대라 서양 것은 잘 모르긴 해요.

그러고보니 게임은 여전히 재미있는데.. 일본 게임 접은지 꽤 됐고, 게임은 서양 게임을 하고 있네요.
그래도 십대 때 일본식 RPG를 하며 자란 영향에 여전히 도트매니아지만 여튼;

나이를 먹으면서 더 재밌게 놀 수 있는게 많아져서 멀어지게 되는 것도 같으니,
그렇게 보면 어떤 면에서는 괜찮은 미래입니다ㅋ
골룸옵퐈 15-10-04 20:08
   
저도 어릴땐 RPG 게임 좋아해서 영원히 게임만 하고 살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게임 자체를 안하게 되더라고요,  철이 들기 시작하면서 가상 세계에 허우적되는 모습이 너무 한심스럽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OBEN 15-10-05 02:27
   
저랑 비슷하시네요. 격투게임 전국대회까지 나갈 정도로 좋아하고, 대회에서 33연승의 기록도 세웠지만...지금은 게임자체가 시시하네요.
예전에 왜 어른들은 과자를 별로 안 좋아할까? 라는 질문을 아버지에게 한 적이 있는데
답은 "과자보다 더 맛있는 것이 많아서 그렇단다"

게임,만화,애니 보다 더 신나고 재미난 것이 많아서 그런 거 같아요.
단순히 연애만해도...게임이나 만화는...아예 비교가 안되도라구요.
인수라 15-10-04 21:44
   
무슨 취미든 시간과 깊이와 비용에 달린거지요. 좀 폭넓고 깊게 즐긴 분들은 취향과 수준에 맞는 대상을 찾아가면서 지속할 수 있는거고. 실제로 그렇게 사십이 되든 오십이 되든 평생 취미로 키우는 분도 있고.

 만화 애니뿐 아니라 낚시든 카메라든 음향기기든 티알피지든 어떤 취미든 깊이란건 돈과 시간과 정성으로 스스로 만드는거니 질리는 건 분야의 속성이 아니라 본인의 속성인거죠. 한정된 부분에 대한 취향이 다됬으면 거기까지인거.

 본문 쓰신분은 안그렇게 이야기하시려 노력하셨지만, 이런 주제 관련해서 혹시 본인의 속성을 그 분야의 속성처럼 달관한듯 이야기하는 분이 있다면 좀 오만하신거고, 단어선택을 조심하지 않으면 지금 그걸 즐기는 분들에게 소위 "꼰대"로 비치기 딱 좋은 이야기죠. 꼰대소리 듣는 이유가 별거 없습니다 깊은 성찰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나이 먹었다고 달관한 척하는것 보고 보통 그러는 거니.
     
아이바네즈 15-10-05 01:13
   
달관해서 흥미를 잃었다는 논리를 전혀 펼치지 않았고,
꽤나 매니아였음에도 취미를 잃었다는 논지로 통일하고 응집하여 본문을 작성했습니다.
이런 주제의 게시판에서 애초에 별 관심도 없는 사람이 나이 운운하며
애니가 재미없어졌다고 하면, 그런 얘기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저도 굉장히 빠져봤던 사람이기 때문에,
살짝 발만 담가본 사람이 이 분야에 대해 가볍게 말하는게 싫을 것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래서 저 역시 상당히 매니아였다는 것을 밝히며 글을 쓴 것 뿐입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후에는 취미를 잃기도 하더란 얘기를 한겁니다.
이렇게도 되더라는, 아래 비슷한 글을 올리신 분이 있길래 동감하는 차원에서 제 사연도 전한 겁니다.

당연히 분야의 속성이 아니라 순전히 개인의 얘기를 한 것이구요.
이런 예도 있다, 라는 것이지 애니라는 분야가 그렇다라고 쓰지 않았습니다.
맨 아래에 나이를 먹어도 취향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덧붙여 인수라님의 마지막 문단은 상당히 불쾌하지만, 너무 나가신 것으로 알고 이만 줄입니다.
     
OBEN 15-10-05 02:30
   
글의 요지는 상실감인데...
이걸 극대화 시키려면 과거의 집착과 현재의 비집착의 사이를 벌려 놔야죠.
과거엔 이 정도인데 현재는 이정도다...그래서 상실감이 이 정도로 크다...
천랑 15-10-04 22:28
   
나이 한살 한살 먹어가면갈수록, 만화나 애니의 배경이나, 그림체, 설정에 몰입이 잘 안되더군요.
실사인 영화나 드라마도 설정이나, 고증이 안맞으면 볼 맛이 뚝 떨어지니, 만화는 말할 것도 없겠죠.
다만, sf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만화에서 모티브를 얻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디어 창출 차원에서는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바네즈 15-10-05 01:29
   
동감합니다. 소스를 제공한다는 점은 너무나도 훌륭한 부분이고, 변치 않을 장점이죠.
특히 요즘을 보면, 만화는 소설 이상으로 문화산업의 근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SF계열은 더 말할 것도 없지요. 네이버에서 SF쪽은 따로 공모도 하는 것 같더군요.
예채은 15-10-05 22:01
   
난 옛날에 코난 만화 엄청 좋아 했는데 요즘은...그냥 심심해서 보는중ㅠ이제는 그 감동은 느끼 수 없어요ㅠ안돼ㅠ나도 나이를 먹으니 점점 유치하게 느껴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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